바쁜 분들을 위한 핵심 요약
- 첫째, 서울시 상권분석서비스의 현재 유동인구만 보고 꼬마빌딩이나 상가에 투자하는 것은 하수들의 방식입니다. 10년간 자본의 순도(유임비율)가 어떻게 변했는지 그 추세를 봐야 합니다.
- 둘째, 10년 치 지하철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일산, 중동, 분당 등 1기 신도시와 서울 외곽 상권의 유임비율이 10%p 이상 폭락하며 상권이 급격히 노령화되고 있습니다.
- 셋째, 반대로 마곡, 지축 등 대규모 일자리 신도시와 익선동, 힙지로, 용리단길 등 2030 젠트리피케이션이 일어난 구도심 상권은 유임비율이 폭등하며 신흥 귀족 상권으로 떠올랐습니다.
- 넷째, 꼬마빌딩 투자나 빌딩매매 대출을 알아보기 전, 본문의 데이터를 통해 해당 지역이 지는 해인지 뜨는 해인지 팩트부터 확인하십시오.
부동산 투자의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것은 과거의 영광에 취해있는 것입니다. 10년 전에는 바닥 권리금만 수억 원을 호가하던 최고의 상권이, 지금은 노인들만 배회하는 늙은 상권으로 전락한 곳이 수두룩합니다.
안녕하세요. 데이터로 진짜 자본의 흐름을 읽어내는 fkgoogle입니다. 오늘은 서울시 상권분석서비스 같은 일반적인 툴에서는 절대 볼 수 없는, 지난 10년간의 치열한 자본 이동 궤적을 공개합니다.
상가 투자나 꼬마빌딩 투자를 고민할 때 현재의 유동인구만 보는 것은 반쪽짜리 분석입니다. 해당 동네에 지갑을 여는 젊은 층이 유입되고 있는지, 아니면 늙어가고 있는지를 파악하려면 과거와 현재의 유임비율 변화량(Delta)을 추적해야 합니다.
저는 이 변화를 추적하기 위해, 정부 제공 공공데이터포털에서 지난 10년치 지하철 운임 결제 데이터를 전수 조사하여 상권의 흥망성쇠를 발라냈습니다.
몰락하는 상권: 늙어버린 1기 신도시와 고령화된 부촌의 역설
수도권 지하철데이터를 보면 역은 약 600개여개로 조사됩니다. 이 중, 먼저 지난 10년간 돈을 내고 타는 유임비율이 가장 많이 하락한 20개 역의 명단입니다.
| 순위 | 노선명 | 역명 | 과거 순도 | 현재 순도 | 10년 변화량 |
|---|---|---|---|---|---|
| 1 | 7호선 | 수락산 | 81.3% | 68.3% | ▼ 13.0%p |
| 2 | 1호선(통합) | 부개 | 81.3% | 69.0% | ▼ 12.3%p |
| 3 | 수인선 | 연수 | 83.7% | 71.5% | ▼ 12.3%p |
| 4 | 1호선(통합) | 중동 | 80.0% | 67.8% | ▼ 12.2%p |
| 5 | 1호선(통합) | 회룡 | 68.9% | 56.9% | ▼ 12.1%p |
| 6 | 1호선(통합) | 도봉산 | 61.9% | 50.0% | ▼ 12.0%p |
| 7 | 1호선(통합) | 동인천 | 80.6% | 68.6% | ▼ 12.0%p |
| 8 | 분당선 | 모란 | 80.1% | 68.2% | ▼ 11.9%p |
| 9 | 일산선 | 정발산 | 80.9% | 69.0% | ▼ 11.9%p |
| 10 | 1호선(통합) | 부천 | 84.5% | 72.7% | ▼ 11.8%p |
| 11 | 4호선 | 창동 | 80.6% | 68.9% | ▼ 11.7%p |
| 12 | 5호선 | 방화 | 81.0% | 69.3% | ▼ 11.7%p |
| 13 | 안산선 | 반월 | 82.8% | 71.1% | ▼ 11.7%p |
| 14 | 1호선(통합) | 도봉 | 67.7% | 56.1% | ▼ 11.5%p |
| 15 | 5호선 | 굽은다리 | 80.8% | 69.5% | ▼ 11.4%p |
| 16 | 5호선 | 개화산 | 82.5% | 71.3% | ▼ 11.2%p |
| 17 | 7호선 | 광명사거리 | 83.5% | 72.2% | ▼ 11.2%p |
| 18 | 1호선(통합) | 양주 | 82.4% | 71.2% | ▼ 11.2%p |
| 19 | 수인선 | 인천논현 | 83.6% | 72.6% | ▼ 11.0%p |
| 20 | 5호선 | 개롱 | 80.9% | 70.2% | ▼ 10.7%p |
데이터는 참으로 일목요연하고도 깔끔하게 보여줍니다. 수락산, 부개, 중동, 도봉산, 동인천, 모란, 정발산 등 10년 전만 해도 80% 이상의 탄탄한 유임비율을 자랑하던 곳들이 지금은 60%대로, 심지어 돈을 내고 타는 사람의 비율이 50%대까지 주저앉았습니다.
이들의 공통점이 보이십니까. 90년대에 조성된 1기 신도시(일산, 중동, 분당)와 서울의 외곽 베드타운들입니다. 당시 이곳에 입주해 소비를 주도하던 40대 가장들이 이제 70대 은퇴자가 되어 무임승차 카드를 찍고 있는 것입니다. 이 지역들에 세워진 아파트가 늙어가면서, 입주민들도 늙어간 것이지요.
과거 일산의 최대 번화가였던 라페스타 인근 상권을 가보신 적이 있습니까? 과거의 영광은 온데간데없고 빈 상가들이 줄을 서며 상권 전체가 죽어가고 있습니다. 상권 자체가 급격하게 늙어버리며 현금 흐름이 말라버린 현장을 데이터가 정확히 잡아낸 것입니다.
자산이 많은 부촌이라고 다를까요? 개롱역은 서울 지하철 5호선 마천행의 끝 동네입니다. 그렇지만 구석이라기보다 깔끔한 아파트촌이 밀집하고 공원이 많고 길이 넓은 동네이지요.
개롱역이 어딘지 감이 잘 안와닿으시나요? 개롱역 인근에 있는 유명 아파트단지들이 문정 훼미리나 올림픽선수촌아파트입니다.
서울의 대표적인 1급지이자 6천 세대를 자랑하는 대단지, 송파 올림픽선수촌 아파트는, 이 거대한 프리미엄 단지 내에 ‘어린이집’이 한개도 없습니다. 제대로 된 곳을 찾기 힘든게 아니라 한개도 없습니다. 단지주민이 전부 노인이 된 것이지요.
여기 사는 제 지인은 아이를 맡길 곳이 없어 올림픽공원 건너편까지 어린이집을 보냅니다.
게다가 이 거대한 단지 내에는 ‘전기차 충전소’가 없습니다. 전기차는 주로 트렌드에 민감한 3040 젊은 세대가 타는데, 단지 주민 대부분이 고령화되었기 때문입니다. 이것이 시사하는 바는 명확합니다.
노인들이 자산이 많고 통장 잔고가 두둑한 부자일 수는 있습니다. 그렇지만 그들은 새로운 것을 사거나 활발하게 소비하지 않습니다. 경제 활력이 떨어지고 돈이 돌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이곳에 덜컥 상가를 분양받거나 객단가 높은 트렌디한 창업을 하는 것은 스스로 무덤을 파는 격입니다.
신흥 귀족 상권: 일자리가 꽂히거나, 힙스터가 몰리거나
반대로 지난 10년간 자본의 밀도가 폭발적으로 상승한 뜨는 상권 20곳입니다. 이곳이 바로 진짜 돈이 몰리는 곳입니다.
| 순위 | 노선명 | 역명 | 과거 순도 | 현재 순도 | 10년 변화량 |
|---|---|---|---|---|---|
| 1 | 3호선 | 지축 | 69.3% | 81.9% | ▲ 12.7%p |
| 2 | 공항철도 | 마곡나루 | 81.2% | 93.7% | ▲ 12.5%p |
| 3 | 수인선 | 숭의 | 60.6% | 72.1% | ▲ 11.5%p |
| 4 | 일산선 | 대곡 | 79.2% | 90.7% | ▲ 11.5%p |
| 5 | 공항철도 | 영종 | 72.4% | 80.2% | ▲ 7.8%p |
| 6 | 2호선 | 을지로4가 | 75.5% | 82.9% | ▲ 7.4%p |
| 7 | 3호선 | 을지로3가 | 78.8% | 86.2% | ▲ 7.4%p |
| 8 | 4호선 | 삼각지 | 80.3% | 87.7% | ▲ 7.4%p |
| 9 | 5호선 | 종로3가 | 71.8% | 79.0% | ▲ 7.1%p |
| 10 | 신림선 | 보라매 | 70.8% | 77.7% | ▲ 6.8%p |
| 11 | 9호선 | 중앙보훈병원 | 68.4% | 74.8% | ▲ 6.4%p |
| 12 | 경강선 | 판교 | 80.4% | 86.8% | ▲ 6.4%p |
| 13 | 2호선 | 성수 | 87.4% | 93.5% | ▲ 6.1%p |
| 14 | 5호선 | 영등포시장 | 70.4% | 76.5% | ▲ 6.1%p |
| 15 | 1호선(통합) | 성환 | 81.4% | 87.4% | ▲ 6.0%p |
| 16 | 경의선 | 가좌 | 68.2% | 74.0% | ▲ 5.7%p |
| 17 | 공항철도 | 인천공항2터미널 | 85.9% | 91.5% | ▲ 5.6%p |
| 18 | 5호선 | 하남검단산 | 64.3% | 69.2% | ▲ 4.9%p |
| 19 | 5호선 | 을지로4가 | 73.5% | 78.0% | ▲ 4.5%p |
| 20 | 2호선 | 을지로3가 | 85.3% | 89.6% | ▲ 4.2%p |
유임비율이 10%p 이상 폭등한 지축, 마곡나루, 영종을 보십시오. 과거에는 허허벌판이거나 낙후된 곳이었으나, 지축의 대규모 신축 단지, 마곡의 대기업 일자리, 영종도의 공항 활성화가 맞물리며 3040 구매력 높은 인구가 대거 수혈되었습니다.
더욱 흥미로운 것은 을지로3가, 삼각지, 성수의 약진입니다. 이 지역들은 원래 낡은 구도심 인쇄소나 공장지대였습니다. 하지만 힙지로, 용리단길이라는 이름으로 상권이 개조되면서 2030 세대 ‘힙스터’들의 핫플레이스로 거듭났습니다.
기존의 노년층 인구가 사라진 것이 아니라, 지갑을 여는 젊은 층의 물량이 폭발적으로 쏟아져 들어오며 전체 상권의 순도를 완전히 바꾸어 놓은 것입니다.
물론 힙스터 상권은 트렌드가 빨리 변하고 부침이 심하다는 리스크가 있습니다. 무작정 맹신하고 들어가기엔 어려움이 따릅니다. 하지만 자본주의의 철칙은 간단합니다.
상권의 등락이 있을지언정, 소비를 멈춘 ‘늙은 도시’보다는 젊은 애들이 몰려들고 소비가 일어나는 ‘젊은 도시’에 투자하는 것이 무조건 낫습니다. 자본은 이미 늙고 병든 상권을 버리고, 젊고 활기찬 신흥 상권으로 이동을 마쳤습니다.
서늘한 진실: 서울은 다 같이 늙어가고 있다
앞서 제시한 표는 극단적인 상승과 하락을 보여주는 상하위 20개 역에 불과합니다. 지금 당장 스크롤을 내려 본문 하단에 있는 ’10년 자본 이동 추적기’ 위젯에서 당신이 관심 있는 노선을 직접 선택해 보십시오. 위젯의 드롭다운을 이리저리 넘겨보면 등골이 서늘해지는 팩트를 마주하게 될 것입니다.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압도적인 붉은색의 향연입니다. 1호선부터 9호선, 그리고 각종 외곽 노선들을 눌러보십시오. 위로 솟은 파란색 막대(젊어지는 역)보다 아래로 꺼진 빨간색 막대(늙어가는 역)의 비율이 현저하게, 그리고 압도적으로 많습니다.
대한민국 전체가, 그리고 서울의 심장과 핏줄인 지하철 노선 전반이 피할 수 없는 고령화의 늪에 빠져 다 같이 늙어가고 있다는 명백한 증거입니다.
10년 자본 이동(상권 노령화) 추적기
하지만 진짜 투자의 힌트는 그다음 단계에 있습니다. 그 절망적인 붉은 물결 속에서도 철저하게 서열이 나뉩니다. 어떤 노선은 처음부터 끝까지 붉은색 막대만 가득한 완벽한 은퇴 노선으로 전락했습니다. 반면, 어떤 노선은 붉은색들 사이사이에서 파란색 막대가 굳건하게 치솟으며 젊은 자본이 방어선을 구축하고 있습니다.
1기 신도시를 관통하는 노선과 강남, 마곡, 성수 등 주요 거점을 지나는 노선의 막대그래프 차이를 직접 눈으로 비교해 보십시오. 거대한 노령화의 파도를 맞으면서도 끝끝내 파란색 막대를 유지하거나 뿜어내는 극소수의 생존 상권, 그곳이 바로 우리가 꼬마빌딩과 상가를 사들여야 할 마지막 피난처입니다.
자본가의 결론
성수동이나 마곡 같은 신흥 상권에 꼬마빌딩 투자를 하려거나 빌딩매매 대출을 알아볼 때, 단순히 임대수익률 표만 보고 결정하지 마십시오. 건물의 가치는 결국 그 동네 거리를 걷는 사람들의 지갑 두께가 결정합니다.
자본은 이미 늙고 병든 상권을 버리고, 젊고 활기찬 신흥 상권으로 이동을 마쳤습니다. 데이터가 가리키는 10년의 거대한 변화를 직시하고, 당신의 투자금을 지키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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